본문 바로가기
천문학 이야기

금성이란 무엇인가?

by hangilkor-info 2025. 2. 12.

  금성이란 무엇인가?



  지름 1 2,100km/평균 거리 1 800km(0.7AU)

  공전주기 255/자전주기 243/위성 없음

 

 

  금성은 하늘에서 해, 달 다음으로 밝은 천체다. 금성이 가장 밝을 때는 -4.6등급에 이르는데, 이런 밝기는 낮에도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서양에서는 미의 여신 비너스의 이름을 따와 금성을 비너스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잘 알려져, 새벽에 동쪽에 나타날 때는 계명성(啟明星), 샛별이라 하고, 저물녘 서쪽에 나타날 때는 태백성(太白星), 개밥바라기라 불렀다. 개가 저녁밥을 기다리는 시간에 뜨는 별이란 뜻이다. 우리 조상들의 유머 감각은 역시 남다르다.

 

 

  이처럼 금성이 해뜨기 직전이나 해진 직후에만 보이는 것은 태양에서 두 번째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는 내행성이기 때문이다.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므로 달처럼 모양이 변하는 위상변화를 보이는데. 실제로 망원경으로 금성을 보면 초승달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이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갈릴레오는 지동설의 강력한 증거로 삼았다.

 

 

  지구에서 볼 때 금성이 태양 너머에 있을 경우, 금성은 보름달 모양으로 보인다. 이때를 외합이라 하는데, 지구에서 금성이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다. 반대로 금성이 태양 앞으로 와서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를 내합이라 한다. 이때 금성까지의 거리는 4천만km를 넘지 않는데, 달을 제외하고 어떤 천체도 금성만큼 지구에 가깝지는 않다.

 

 

  금성이 태양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을 때는 반달처럼 보이는데, 이때를 최대이각이라 한다. 태양-지구-내행성이 이루는 가장 큰 각이란 뜻이다. 동쪽에서 가장 멀리 있을 때를 동방 최대이각, 서쪽으로 가장 멀리 있을 때를 서방 최대이각이라 한다. 수성의 최대이각이 28도에 지나지 않은 데 비해 금성의 최대이각은 47도나 된다. 그만큼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기 때문에 관측하기가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성은 584일마다 지구를 앞질러 간다. 따라서 금성은 저녁의 개밥바라기로 보이다가, 내합이 지나고 나면 새벽의 샛별로 보이게 된다.

 

 

  금성은 여러모로 지구와 닮은 행성이다. 성분이나 밀도도 비슷할 뿐만 아니라, 크기나 무게도 엇비슷하다. 금성의 지름은 지구의 0.95배이고, 질량은 지구의 0.82, 중력은 0.91배로 지구와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금성을 지구의 쌍둥이, 자매 행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닮은 금성과 지구는 태어난 이후 비슷한 진화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지구는 바다가 출렁이고 사계절이 있는 아름다운 생명의 행성이 되었고, 금성은 표면이 납이 녹는 온도인 400C 열기로 펄펄 끓고 황산 비가 내리는 지옥의 행성이 되었다. 무엇이 이 두 행성의 운명을 이렇게나 갈랐을까?

 

 

  그 해답은 바로 이산화탄소에 있다. 금성이 갓 태어났을 무렵, 표면은 이산화탄소를 많이 품은 물질들로 뒤덮여 있었다. 이것이 햇빛을 받으면서 증발해서 대기를 이루게 되었다.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를 가져오는 기체다. 지구에서도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찍혀 있다.

 

 

  이처럼 금성 대기는 두터운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한번 들어온 태양열은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것이 수십억 년 쌓이다 보니, 오늘날 금성 표면은 400가 넘는 염열지옥이 되고 말았다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행성이다. 1958, 과학자들은 확산으로 이루어진 짙은 구름과 두터운 대기로 가려져 있는 극성을 향해 전파를 쓰아보내 관측한 결과, 금성 표면온도가 400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금성은 또 90기압의 두터운 대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바닷속 1km 깊이에서 받는 압력과 같다. 웬만한 건 다 짜부라지고 만다. 게다가 금성 하늘을 빈틈없이 뒤덮은 짙은 황산 구름에서 황산 비까지 내리니, 가장 지옥을 닮은 행성이란 별명을 얻게 되었다.

 

 

  금성이 눈부시게 반짝이는 것은 이 황산 구름이 햇빛을 잘 반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금성은 사실 금성의 황산 구름이다. 닿으면 피부가 타는 바로 그 위험한 물질 말이다.

 

 

  금성이 지구와 다른 길을 걷게 된 원인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금성에는 자기마당이 없다는 점이다. 지구는 자전 속도가 빨라서 지구를 둘러싼 자기마당이 생긴다. 그래서 이 자기마당이 태양풍으로부터 지구 대기가 깎여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금성은 자전 속도가 너무 느려 자기마당이 생기지 않은 결과, 태양풍 포격에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다.

 

 

  금성의 또 다른 특징은 자전주기가 공전주기보다 길다는 점이다.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224일이 걸리는 데 비해, 자전주기는 그보다 19일이 많은 243일이다. 게다가 자전 방향도 여느 행성과는 반대다. 보통 행성들은 북반구에서 볼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자전하는데, 금성만은 시계 방향으로 돈다. 따라서 대부분의 행성에서는 태양이 동에서 떠서 서로 지지만, 금성에서는 서에서 떠서 동으로 진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수십억 년 동안 무겁고 두꺼운 대기의 조석력 때문에 자전 속도가 점차 느려졌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다.

 

 

  금성의 지표는 평지, 산맥, 협곡, 계곡과 충돌 크레이터로 이루어져 있다. 금성의 표면은 1989 5 NASA가 발사한 마젤란 탐사선에 의해 더욱 자세하게 알려졌다. 마젤란이 레이더로 금성 표면과 중력장을 조사한 결과. 금성 표면에서는 활발한 화산활동의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대기 중에 황이 발견되어 일부 화산이 지금도 활동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1990 8 10일 금성 궤도에 도착한 이래, 궤도를 돌면서 금성 표면의 99%의 지도를 작성한 마젤란 탐사선은 금성의 혹독한 환경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해 1994년에 금성 대기로 뛰어들어 일생을 마쳤다.



'천문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왕성과 음악가  (0) 2025.02.16
천문학자와 토성  (0) 2025.02.15
목성이란 무엇인가?  (0) 2025.02.14
달리는 화성 탐사차들  (0) 2025.02.13
우리가 사는 동네, 태양계  (0) 2025.02.11
행성이란 무엇인가?  (0) 2025.02.10
우주는 텅 비어 있지 않다  (0) 2025.02.09
원소를 제조하는 우주의 주방  (1)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