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이란 무엇인가?
지름 14만 3천km/평균 거리 7억 8천만km(5AU)
공전주기 12년/자전주기 10시간/위성 80여 개
목성의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그 엄청난 덩치다. 지름이 지구의 11배, 달의 40배나 된다. 달보다 40배나 큰 천체가 달의 자리에 있다고 생각해 보라. 공포심을 자아낼 만할 것이다.
태양계 8개 행성 중에서 제일 큰 것은 물론, 그 행성들을 모두 합친 질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그래서 밝기도 금성 다음으로 밝아. 가장 밝을 때는 -2.5등급을 기록하기도 한다. 신들의 왕인 주피터가 목성의 영어 이름이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5번째 태양계 궤도를 도는 목성은 고체의 핵 주위에 가스가 둘러싸 있는 가스행성으로, 태양으로부터 지구보다 5배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어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도 12년이나 걸린다. 하지만 자전 속도는 행성 중에서 가장 빨라 10시간 안에 한 바퀴를 돈다. 덩치에 비해 몸놀림이 재빠르다 할까?
목성에서 유명한 것은 4대 위성이다. 작은 망원경으로 목성을 봐도 이 4대 위성을 다 볼 수 있다. 4개의 위성들이 엄마별인 목성을 가운데 두고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는 광경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여러분도 꼭 그 광경을 보기 바란다.
이 4대 위성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갈릴레오였다. 1610년 갈릴레오는 손수 만든 작은 굴절 망원경으로 이 4개의 위성을 발견하고는 크게 놀랐다. 그가 그토록 주장하던 태양 중심설의 실제 모형을 하늘에서 발견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후 갈릴레오는 목성 체계를 지동설의 강력한 증거로 내세웠다. 그래서 이 네 위성을 갈릴레이 위성이라 부른다.
목성에 가까운 순서대로 이오, 유로파, 가니메테, 칼리스토라고 이름 붙여진 갈릴레이 위성 중에서 이오는 달보다 좀 더 크고, 가장 작은 유로파는 달보다 약간 작은 편이다. 바깥쪽에 있는 가니메데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으로 수성보다도 크고, 칼리스토는 4대 위성 중 두 번째로 크다.
갈릴레이 위성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유로파다. 유로파의 크기는 4대 위성 중 가장 작고(지름 약 3,130km), 질량은 달의 0.65배 정도다. 그런데 이 유로파의 얇은 지각 밑에는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얼마 전에는 유로파 남반구에서 물기둥이 분출되는 광경이 망원경에 잡히기도 했다. 물기둥은 2개이며, 솟구치는 높이는 각각 200km나 되었다. 이래저래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천체로 탐사의 인기 품목이 되고 있다.
목성은 이 4대 위성 외에도 무려 60개가 넘는 위성 식구들을 거느리고 있다. 태양계 행성 중 가장 큰 대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목성의 위성은 NASA의 자료에 의하면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69여개가 알려져 있고, 지금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
목성의 위성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바깥에서 날아드는 소행성들이 목성의 강한 중력에 붙잡혔기 때문이다. 목성은 이처럼 내부 태양계로 들어오는 소행성을 붙잡기도 하고 바깥으로 내던지기도 한다.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중 많은 수가 지구를 들이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뜻에서 독성은 지구의 든든한 경호원이기도 하다. 앞으로 밤하늘에서 목성을 만난다면 꼭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바란다.
목성의 대기는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간의 암모니아와 메탄이 존재한다. 목성의 대기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목성의 남반구에 있는 대적점이다. 목성의 소용돌이 폭풍 구름인 이 대적점은 타원 모습이며, 크기는 지구 두 개가 너끈히 들어갈 정도다.
대적점 내의 풍속은 지구 폭풍 풍속의 두 배쯤인 초속 100m에 가깝다. 1664년 영국의 로버트 후크가 처음 발견한 이래 340년이 지났는데도 이 태풍의 위력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은, 지구와 달리 딱딱한 지표가 없는 목성 표면이 마찰력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적점 외에도 목성 표면에는 여러 갈래의 줄무늬가 보인다. 검은 줄무늬를 띠(belt), 밝은 줄무늬를 대(zone)라고 한다. 대는 띠보다 온도가 낮고, 더 높은 상층에 있다.
1979년 토성에만 있는 줄 알았던 고리가 목성에도 있다는 것이 밝혀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것을 발견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보이저 1호였다. 목성의 고리는 토성과 천왕성에 이어 태양계에서 세 번째로 발견된 것이다.
처음으로 목성에 가까이 다가가 관측한 탐사선은 NASA의 파이어니어 10호였다. 초속 14km로 지구를 떠난 파이어니어는 1년 9개월을 쉼 없이 날아 1973년 12월 목성에 접근, 13만km 목성 상공에 도착해서 촬영한 사진 500여 장을 지구로 쏘았는데, 인류는 이때 처음으로 목성의 북극을 볼 수 있었다.
1989년 10월, 지구를 떠나 목성으로 향한 갈릴레오호는 길이 9m, 지름 4.8m(안테나)로, 특히 기억에 남는 탐사선이다. 궤도선과 탐사선으로 이루어진 갈릴레오는 1990년 2월 금성을 거쳐, 1995년 12월 드디어 목성 궤도에 진입해 1997년 10월까지 목성을 관측했다.
갈릴레오는 목성의 대기와 위성에 대한 탐사활동을 벌이는 한편, 싣고 간 원추 모양의 로봇 탐사선을 목성의 구름 사이로 떨어뜨렸다. 탐사선은 목성 대기의 높은 기압과 온도에 의해 짜부라지기 직전까지인 58분 동안, 200km의 목성 대기층을 통과하면서 대기의 온도 기압, 화학 조성 등을 측정, 지구로 보고했다. 탐사선은 한 시간 만에 목성으로 추락하고 말았지만, 궤도선은 8년 동안 목성 주위를 34번이나 선회하면서 목성과 그 위성들을 탐사했다.
갈릴레오호의 발견 중에는 위성 유로파의 얼음 표층 아래에 물로 된 바다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의 증거 등도 포함돼 있다. 과학자들은 이 바다가 지구의 대서양과 태평양을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어쩌면 그 속에 외계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갈릴레오호는 8년 동안 목성 궤도를 돌면서 그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한 끝에 2003년 9월 21 일에 최후를 맞았다. 오랜 여행으로 낡아진 갈릴레오는 제어용 로켓의 연료가 떨어짐에 따라 더 이상 운항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 상태대로 궤도를 떠돌게 놔둔다면 연료로 쓰던 플로토늄을 가진 채 유로파에 떨어져 그곳 바다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고, 혹시 있을지도 모를 생명체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NASA는 갈릴레오호에게 목성과의 충돌을 명령했다.
갈릴레오호는 관제소의 마지막 명령에 따라 고도 9천km에서 목성과의 충돌 항로로 방향을 틀었고, 마지막으로 우주와 목성 대기권 사이에 있는 외기권의 성분 분석을 보고한 후, 목성의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얼마 후 파괴되어 그 원자들을 목성의 바람 속으로 흩뿌렸다.
14년 동안 지구-태양 거리의 30배에 이르는 총 45억km를 항행하면서 목성 탐사임무를 완수한 갈릴레오호는 이렇게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어떤 면에서 그것은 오랜 연금생활 끝에 두 눈을 실명하고 임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운명과 닮은꼴이었다.
NASA의 한 과학자가 마치 친구의 임종을 지켜보는 듯한 말투로 이렇게 읊조렸다고 한다. "갈릴레오호가 탐사선과 재결합했습니다. 이제 둘 모두 목성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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