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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이야기

우주 탐사의 이정표를 만든 천문학자

by hangilkor-info 2025. 2. 3.

우주 탐사의 이정표를 만든 천문학자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 8개 행성들은 어떤 법칙으로 운동하고 있을까? 행성을 영어로는 플래닛(planet)이라 하는데, 떠돌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플라네타이(planetai)에서 온 것이다. 우리말로는 떠돌이별, 행성(行星)라 한다. 혹성(惑星)이란 말은 일본말로 되도록이면 안 쓰는 게  좋다. 게다가 행성이란 말이 훨씬 아름답지 않은가.  

행성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달을 경계로 하여 천상계와 지상계로 나누고, 지상계는 흙과 공기, 물, 불의 4가지 원소로 구성되어 변화무쌍한 반면, 천상계는 에테르라는 완벽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 영원불변하며, 그 운동은 완벽한 원운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은 교회 힘을 배경으로 16세기까지 위세를 떨쳤다.  


  이러한 믿음을 최초로 깨뜨린 사람이 17세기 초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였다. 스승인 튀코 브라헤(1546~1601)가 남겨준 풍부한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마침내 화성이 타원케도를 도는 행성임을 밝혀냈다. 그것은 8년 동안 복잡하고 지루한 계산을 무려 70차례나 되풀이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이었다. 그래서 케플러의 화성 전쟁이라 일컬어진다.  


  다른 행성들도 타원궤도를 돌지만, 화성보다는 휠씬 원에 가깝다. 태양은 타원궤도의 중심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중심을 조금 벗어난 초점에 자리한다. 행성의 공전속도는 태양에 가까울수록 빨라지고 멀어질수록 느려진다. 이런 운동 때문에 행성이 태양을 향해 계속 떨어지는 중이지만, 결코 태양에 곤두박질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행성운동을 규정한 타원의 법칙과 동일면적의 법칙을 1609년 『새 천문학』에 발표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우주의 조화』에서 그의 제 3법칙 조화의 법칙을 발표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케플러의 행성운동 3대 법칙이 완결되었다.  


1. 모든 행성의 궤도는 태양을 하나의 초점에 두는 타원궤도다.(타원궤도의 법칙)  
2. 태양과 행성을 잇는 직선은 항상 일정한 넓이를 쓸고 지나간다(면적속도 일정의 법칙)
3.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은 행성과 태양 사이 평균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한다.(조화의 법칙)

  특히 이 법칙들은 행성운동의 거리와 시간관계를 밝힘으로써 60년 후 뉴턴의 중력 방정식을 선도했다. 케플러는 놀랍게도 태양과 행성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며, 행성운동의 근본 원인이 자기력과 유사한 성격이 것이라고 제안함으로써 중력 또는 만유인력을 예견했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이르기 위해 케플러가 겪은 고통은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평생을 온갖 고난 속에서 보내며, 오로지 우주의 진리를 밝히기 위해 헌신했다. 그러던 중 밀린 급료를 받기 위해 노쇠한 몸으로 먼 길을 나섰다가 병을 얻어 객사하고 말았다. 이 같은 케플러를 두고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이렇게 평했다.  


  “만약 절대적인 엄밀함을 추구하면서 평생 가장 헌신적인 삶을 산 사람에게 주는 상이 있다면,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그 상을 받았을 것이다.  


  이보다 더 격한 찬사는 칼 세이건에게서 나왔다. 그가 한 다음과 같은 말은 케플러를 위한 최상의 찬사일 것이다. 


  " 우주 탐사선이 광대한 우주를 가로질러 외계로 달려갈 때, 사람이든 기계든 가릴 것 없이 참고하는 확고부동한 이정표가 하나 있다. 그것은 케플러가 밝혀낸 행성운동에 관한 세 가지 법칙이다. 평생에 걸친 수고로 그는 발견의 환희를 맛보았고, 우리는 우주의 이정표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