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의 놀라운 모습
우리은하가 막대나선은하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우리은하가 나선은하에 속하는 것으로 보았지만 2005년 스피처 적외선 망원경으로 조사한 결과 중심핵으로부터 지름 2만 7천광년 길이의 막대구조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별의 모든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오로지 하나, 그 별이 가진 질량이다. 질량이 무거운 별일수록 중력이 강해 핵융합이 격렬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별의 수명도 기하급수적으로 짧아진다. 우리 태양 같은 별은 보통 약 100억 년을 살지만, 이런 덩치 큰 별들은 강한 중력으로 인해 급격한 핵융합이 일어나므로 연료 소모가 빨라 얼마 살지 못한다. 오리온자리 1등성 베텔게우스는 태양 질량의 약 20배 정도로 아직 1천만 년이 채 안 되었는데도 임종의 중세를 보이고 있다. 태양보다 작은 질량을 갖고 태어난 별은 그 수명이 150억 년 이상이나 되므로 은하의 탄생 이래 지금까지 계속 반짝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태양 질량의 10배 이상 무거운 별은 그 수명이 수백만 년에서 수천만 년에 지나지 않으므로 지금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별들은 사실 '최근'에 탄생한 별들이다. 최근이라 해도 수백만, 수천만 년 전이지만.
이처럼 은하는 다양한 질량과 나이를 가진 별의 집합체다. 그러나 그 별들이 모여 있는 장소는 각기 다르다. 갓 생겨난 청백색 거성은 주로 가스를 많이 포함한 나선은하의 나선팔 부분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이는 이 별들이 성간가스에서 생겨났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은하의 나선팔은 장차 별들로 환생할 엄청난 성간물질들이 들끓고 있는 영역이다. 이 성간물질과 여기서 태어난 별들이 은하 중앙의 팽대부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것이 바로 나선팔이다.
미리내 은하의 모습은 가운데가 약간 도톰한 원반 꼴이다. 우리은하는 늙고 오래된 별들이 공 모양으로 밀집한 중심핵이 있는 팽대부와 그 주위를 젊고 푸른 별, 가스, 먼지 등으로 이루어진 나선팔이 원반 형태로 회전하고 있으며, 그 외곽에는 주로 가스, 먼지, 구상성단 등의 별과 암흑물질로 이루어진 헤일로가 지름 40만 광년의 타원형 모양으로 은하 주위를 감싸고 있다. 우리은하의 지금은 10만 광년 가장자리는 5천 광년, 중심 부분은 2만 광년이다
우리은하를 옆에서 보면 프라이팬 위에 놓인 계란프라이와 흡사한 꼴이다. 이처럼 은하가 납작한 이유는 은하 자체의 회전운동 때문이다. 이 안에 약 4천억 개의 별들이 중력의 힘으로 묶여 있다. 태양 역시 그 4천억 개 별 중 하나일 따름이다. 태양은 우리은하의 중심으로부터 은하 반지름의 3분의 2쯤 되는 거리에 있으며, 나선팔 중의 하나인 오리온팔의 안쪽 가장자리에 있다.
태양에서 궁수자리 방향으로 약 2만 3천 광년 거리에 있는 우리은하의 중심부에 지름 24km, 태양 질량의 400만 배가 되는 초대질량의 블랙홀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또한 이 블랙홀의 근처에 작은 블랙홀이 하나 더 있어 쌍성처럼 서로를 공전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과거에 우리은하가 다른 작은 은하를 흡수했음을 뜻한다.
우리은하 전체는 중심핵을 둘러싸고 회전하고 있다. 태양이 은하 중심을 도는 속도는 초속 220km나 되지만, 그래도 한 바퀴 도는 데 2억 3천만 년이나 걸린다. 태양이 태어난 지 대략 50억 년이 됐으니까, 지금까지 미리내 은하를 20바퀴 돈 셈이다. 은하 중심에서 2만 3천 광년쯤 떨어진 변두리에 있는 태양계는 은하 중심을 보며 공전하므로, 지구에서 볼 때 7만 광년 거리의 중첩된 중심부와 먼 가장자리 별들이 그처럼 밝은 띠로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살듯이 천체들도 떼지어 모여 다니는 습성이 있다. 우리은하는 비교적 작은 크기로, 지름 600만 광년의 국부은하군에 속하는데, 국부은하군에서 가장 밝은 은하는 우리은하 외에 안드로메다 은하, 삼각형자리 은하 그리고 20여 개의 작은 은하들이다.
그런데 국부은하군의 맹주로 가장 밝고 큰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가 현재 초속 107km로 우리은하를 향해 돌진 중이다. 약 40억 년 후면 두 은하가 만나 지구 밤하늘을 뒤덮는 장관을 연출할 것이다. 40억 년 뒤에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모쪼록 그때까지 건강을 잘 챙겨 은하 충돌의 장관을 구경하기 바란다.
끝으로 65억 년 뒤엔 두 은하 모두 충돌로 인해 지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고, 하늘에 은하수 대신 타원은하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별들 사이의 공간이 넓어 별끼리 충돌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 태양계가 충돌 여파로 어떻게 될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은하군보다 상충구조로는 초은하단이 있다. 우리은하를 포함하는 국부은하군은 처녀자리 은하단을 중심으로 한 국부 초은하단 안에 포함되어 있다. 우리은하로부터 5천만 광년 거리에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은 여태껏 알려진 은하단들 중에서 구성원이 가장 많은 초대형 은하단으로서, 800만 광년의 규모에 1,300개 이상의 밝은 은하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은하가 속해 있는 국부은하군은 이 거대한 국부 초은하단의 변두리에 있는 한 작은 은하군에 지나지 않는데, 문제는 우리은하군 역시 처녀자리 은하단을 항해 초속 600km 속도로 돌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안심하시라. 이 속도로 달려가더라도 충돌은 100억 년 후의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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