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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이야기

고대 초기 천문학자들의 우주론이란?

by hangilkor-info 2025. 1. 27.

고대 초기 천문학자들의 우주론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탈레스

 

  탈레스(Thales, BC. 624-546)는 그리스의 식민지였던 소아시아의 이오니아 지방의 밀레토스 출신이다. 그는 최초의 유물론학파로 일컬어지는 밀레토스학파(Milesian school)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데, 기하학과 천문학에 능했다고 전해지며 일식을 예언하기도 했다. 그는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의 근원을 물이라고 간주하면서 물이 스스로 여러 변화 과정을 거침으로써 다양한 만물들이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초자연적이거나 신화적인 것에 의지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 철학적 인식으로만 현상들을 해석하려 했다. 당연히 천상계 역시 그런 사유 방식으로 이해하려 했는데, 이러한 시도는 그 이전의 학자들과는 매우 다른 것이었다.

 

 

  고대 신화는 인간이 사물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만물의 창조와 존재의 의미를 판단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잣대였는데, 이것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은 상당히 획기적인 시도였다. 탈레스는 당연히 신화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가치 기준을 제시해야만 했는데, 그는 유물론(唯物論)의 입장에서의 지적 탐구를 통한 현상의 이해라는 새로운 가치 기준을 내놓았다. 그의 천문학 연구 방식도 바로 이런 원칙에 입각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학계에서는 고대 천문학의 시작은 탈레스로부터였다고 간주한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 BC. 610-546)는 탈레스의 제자이자 밀레토스학파의 일원이었는데, 그는 수학, 천문학, 지리학에 능통했으며, 탈레스의 이론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 그는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딱히 뭐라 규정할 수 없는 아페이론(apeiron: 무한한 것)이라는 물질이라 제안하며, 이것은 영원히 운동하며 불사불멸(不死不滅)의 속성을 지녔다고 했다.

 

 

  이러한 아페이론 간의 투쟁을 통해 만물이 만들어지는데, 만물 역시 결국 쇠멸하여 본래의 근원으로 회귀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리고 자연에서 발행하는 현상들을 통제하는 법칙이나 원리는 인간 사회에서 통용되는 법칙이나 원리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외에 또 다른 세상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한 최초의 천문학자였는데, 그 수가 딱히 정해지지 않은 세상들이 오랜 시간을 거치는 동안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고 생각했으며, 그처럼 생성과 소멸이 반복하기 때문에 행성들의 수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대량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는 또 지구의 모양은 평평한 형태가 아니며, 지구의 위치는 우주의 정확한 중심에 있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았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지구의 모양은 마치 자유롭게 운행하는 실린더(cylindrical type, 원통형과 비슷한 모양)의 속성을 지녔다고 주장하면서 우주의 질서를 창조한 것은 초자연적인 수단들이 아닌 자연의 물리적인 힘들이라고 주장했다 .

그가 비록 실험을 통한 결과로써 지구의 위치가 우주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가설을 제안한 것은 아닐지라도, 그런 가설의 수립은 후대 천문학자들이 지구중심설을 탈피할 수 있는 기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피타고라스

 

  기록에 따르면 피타고라스(Pythagoras, BC. 570-500)는 지구가 둥글다고 생각한 최초의 천문학자이다. 그는 처음엔 모든 행성들이 각자 나름의 축을 가진 채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 궤도를 그릴 것이라고 추측했다가, 나중에 다시 태양 말고 또 다른 어떤 불덩어리를 중심으로 해서 여러 행성들이 공전 궤도를 그리며 돌고 있다는 내용으로 자신의 우주론을 완전히 수정했다.

 

 

  그는 우주가 도덕적 원칙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여겼는데, 이것은 아낙시만드로스의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통제하는 법칙이나 원리는 인간 사회에서 통용되는 법칙이나 원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우주의 구조는 수()의 원리에 따라, 즉 여러 비율에 입각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행성들 모두가 신성한 것들이랑 여겼으며, 행성들의 운동은 음악적 조화에 부합하는 고유한 음률(音律)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피타고라스의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실체 피타고라스를 계승하던 학자들의 학문 총체(總體)를 말하는 것인데 피타고라스학파를 대표하는 필로라우스(Philolaus, BC. 470-385)에 의하면 천상계는 불덩어리(태양이 아닌 우주의 중심에 위치한 불덩어리인데, 지구에서 눈으로 직접 보이지는 않는다)를 중심에 두고 열 개의 동심원에 박힌 천체들이 각자의 궤도로 회전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바깥쪽 구()에는 항성들이 박혀 있고, 그 다음 아래쪽을 내려오면서 다섯 개의 행성들 그 다음 아래쪽은 태양, , 지구의 순서로 배열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아홉 개의 구() 다음에는 대지구(對地球, counter-earth)’라고 하는 기상의 천체가 박혀 있는 열 번째 구()가 존재한다. 왜 대()지구라는 것이 필요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피타고라스학파는 ‘10’이라는 숫자를 완벽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기준에 따르면 반드시 동심원은 열 개가 되어야만 했다.

 

 

  필로라우스의 이런 행성계 모델은 비록 행성들의 역행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나름 부족했을지라도, 황도대를 따라 운동하는 태양, , 행성들의 기본적인 겉보기 현상들을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는 태양 지구 대()지구, 중심에 위치한 불덩어리의 위치 관계에 의해 낮과 밤이 결정된다고 했는데, 다음 그림과 같이 지구와 대()지구는 언제나 함께 이동하면서 중심의 불덩어리를 하루에 한 번씩 공전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