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식구 운석

뉴스에 '소행성 충돌'이니, '지구 종말'이니 하는 단어들이 거론될 때마다 사람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곤 한다.
지난 2013년 2월, 러시아의 우랄산맥 부근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한 운석은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많은 건물들을 파괴했다. 보도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하늘에서 큰 물체가 한 번 번쩍인 뒤 큰 폭발음을 냈고, 이어 불타는 작은 불체들이 연기를 내며 땅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운석우에 놀라 긴급 대피했으며, 일부 학교는 임시 휴교했다. 수업 중 운석우를 목격했다는 교사 발렌티나 니콜리에바는 "그런 섬광은 생전 처음 봤다. 마치 종말 때에나 있을 법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나중의 조사에서 이 운석은 지름이 20m 정도로,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30배가 넘는 위력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럼 이 소행성의 정체는 무엇이며, 대체 어디에서 날아온 걸까? 소행성이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보다 작은 천체를 말한다. 1801년에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에서 세레스가 발견된 이후 수많은 소행성 발견이 줄을 이었고, 2013년 1월 현재 35만 개 이상이 등록되어 있다. 이처럼 화성과 목성 사이의 많은 소행성이 존재하는 곳을 소행성대 또는 소행성지대라고 부른다. 매년 수천 개 이상의 새로운 소행성들이 발견되고 있어서 앞으로 모두 몇 개가 될지는 아무도모른다.
새로 발견된 소행성은 발견자가 원하면 이름을 붙일 수도 있다. 새 소행성을 발견해 통일이라는 이름을 붙인 한국인도 있다. 여러분도 한번 도전해 보기 바란다.
이들 소행성은 트럭만 한 것에서부터 수백 m나 되는 거대한 우주 암석까지 다양한 규모인데, 대체로 화성과 목성 사이의 궤도에 있는 소행성대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다. 어떤 것들은 긴 타원궤도를 가지고 있어서 수성보다 가까이 태양에 접근하기도 하고 천왕성케도까지 멀어지기도 한다. 소행성대에는 소행성이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 있는데, 이 틈새를 커크우드 틈이라고 한다.
소행성들은 그 수가 아주 많지만 질량이 매우 작아서, 모든 소행성들을 다 합쳐도 지구 질량의 1천분의 1을 넘지 않는다. 그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소행성은 1801년에 처음 발견된 세레스로서, 지름이 약 1,020km다.
수많은 소행성들은 모두 46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부터 존재 해온 물질들이다. 이것들은 잘하면 행성이 될 수도 있었는데, 목성의 조석력이 하도 크다 보니 행성이 채 되기도 전에 부스러져버린 행성 부스러기라 할 수 있다. 이런 소행성들을 이루고 있는 물질은 얼음과 탄소, 약간의 금속 물질과 암석들이다. 이는 태양계 생성 초기에 원시 가스구름이 응축되는 과정에서 생긴 물질이다.
혜성이나 소행성이 남긴 파편들이 행성 간 공간에 떠돌아다니다가, 초속 30km의 속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로 끌려 들어오면, 초속 10~70km의 속도로 지구 대기로 진입하게 된다. 이것이 대기와의 마찰로 가열되어 빛나는 유성, 곧 별똥별이 된다. 큰 것은 화구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유성체는 작아서 지상 100km 상공에서 모두 타서 사라지지만, 큰 유성체는 그 잔해가 땅에 떨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운석이다. 하루에 지구로 떨어지는 소행성이나 혜성 부스러기는 대략 100 톤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대기 중에서 타버리거나, 바다나 사막, 산악지대에 떨어지기 때문에 운석이 발견되기는 어렵다.
운석은 무서운 존재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의 나이를 알아내는 테 실마리를 제공하는 태양계 화석이다. 그래서 비싼 값으로 팔리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얼굴을 가진 운석이지만, 문제는 공포스러운 충돌이 가져올 대재앙이다. 지름10km짜리 소행성 하나가 초속 20km 속도로 지구와 충돌하기만 한다고 해도 강도 8 지진의 1천 배에 달하는 대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된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운석 충돌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루브에 떨어진 소행성 충돌이다. 지름 10km의 소행성이 떨어져 지름 180km의 크레이터를 만들었다. 약6,500만 년 전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의 약 70%가 멸종했는데 그 원인이 바로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이라고 한다.
무게 1조 톤, 낙하속도 초속 30km로 돌진한 소행성으로 인한 대충돌은 해일, 지진, 폭풍과 같은 천재지변을 일으켰고 이때 대기 상충으로 솟아오른 먼지가 햇빛을 완전히 가려 식물을 말라 죽게 하고 동물을 멸종하게 만든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지구상의 공룡은 이때 대멸종의 운명을 맞았다고 한다.
요즘에도 심심찮게 소행성들이 지구 부근으로 날아들어 지구 주민들을 겁주는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지름 몇 십km 하나만 지구를 들이박는다 해도 지구 문명은 삽시간에 지워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위험 소행성들을 감시하는 기구들도 생겼다. 다행히도 수많은 소행성의 움직임을 꾸준히 관측해 파악하고 있는 NASA 측은 ”적어도 앞으로 100년 이내에는 이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라고 말한다.
비록 우주를 떠돌다 불쑥불쑥 찾아오는 불청객이기는 하지만, 46억 년 전 태양계 생성의 역사를 품고 있는 신비로운 존재가 바로 이 소행성이다. 그것이 우리가 소행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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