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문학 이야기

별들의 일생 도표

by hangilkor-info 2025. 3. 3.

별들의 일생 도표

별들의 일생 도표

 

  천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그림표. 천문학 책에서 가장 유명한 도표를 들라면 단연 헤르츠 스프퉁- 러셀 도표일 것이다.

 

 

  항성의 진화를 얘기할 때 언제나 등장하는 이 그림표는 덴마크의 아이나르 헤르츠스프룽(1873~1967)과 미국의 헨리 러셀(1877~1957)이 만든 것으로, 줄여서 H-R도표라고도 한다. 두 사람이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개발한 도표라 두 사람 이름이 같이 들어갔다.

 

 

  이 도표는 한마디로 별들의 라이프 스토리라 할 수 있는데, 별의 등급과 항성의 진화, 쉽게 말해 별의 일생을 보여주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도표를 이용하여 항성을 분류하고 별의 내부 구조나 진화의 과정을 조사한다.

 

 

  별이 수소를 융합하여 헬륨을 만드는 과정은 항성 진화의 역사에서 최초이자 최장의 단계를 차지한다. 항성의 생애 중 99%를 점하는 이 긴 기간을 통해 H-R도표의 주계열성 자리를 차지하는 별의 겉모습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태양이 50억 년 동안 변함없이 빛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다.

 

 

  젊은 별은 H-R도표의 주계열 선상 중 한 곳에 위치하게 된다. 작고 차가운 적색왜성들은 수소를 천천히 태우면서 주계열 선상에 길게는 수조 년까지 머무른다. 반면 무거운 초거성들은 수백만 년밖에 머무르지 못한다. 태양처럼 중간 질량의 항성은 100억 년 정도 머무른다. 일생의 절반 정도를 보낸 태양은 현재 주계열성 상태다. 한 항성이 자신의 중심핵에 있던 수소를 다 소진하면, 주계열을 떠나기 시작한다.

 

 

  태양보다 50배 정도 무거운 별은 핵연료를 300~400만 년 만에 다 소모해 버리지만, 작은 별은 수백억, 심지어 수천억 년 이상 살기도 한다. 그러니 덩치 크다고 자랑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별의 연료로 쓰이는 중심부의 수소가 다 바닥나면 어떻게 될까? 별의 중심핵 멘 안쪽에는 핵폐기물인 헬륨이 남고, 중심핵의 겉껍질에서는 수소가 계속 타게 된다. 이 수소 연소층은 서서히 바깥으로 번져나가고 헬륨 중심핵은 점점 더 커진다.

 

 

  이 헬륨핵이 커져 별 자체의 무게를 지탱하던 기체 압력보다 헬륨 핵의 중력이 더 커지면 헬륨핵이 수축하기 시작하고, 이 중력 에너지로부터 열이 나와 바깥 수소 연소층으로 보내지면 수소는 더욱 급격히 타게 된다. 이때 별은 비로소 나이가 든 첫 징후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별의 외곽부가 크게 부풀어오르면서 벌겋게 변하기 시작하여 원래 별의 100배 이상 팽창한다. 이것이 바로 적색거성이다.

 

 

  60억 년 후 태양이 이 단계에 이를 것이다. 그때 태양은 지구 온도를 2K까지 끌어올리고, 수성과 금성, 지구 궤도에까지 팽창해 세 행성을 집어삼킬 것이다

 

 

  별은 수소가 다 탕진될 때까지 적색거성으로 살아가다가, 이윽고 수소가 다 타버리고 나면 스스로의 중력에 의해 안으로 무너져내린다. 적색거성의 붕괴다.

 

 

  붕괴하는 별의 중심부에는 헬륨 중심핵이 존재한다. 중력 수축이 진행될수록 내부의 온도와 밀도가 계속 올라가고 헬륨 원자들 사이의 간격이 좁아진다. 마침내 1K가 되면 헬륨 핵자들이 밀착하여 충돌하고 핵력이 발동하게 된다. 수소가 타고 남은 재에 불과했던 헬륨에 다시 불이 붙는 셈이다. 헬륨 원자핵 셋이 융합해 탄소 원자핵이 되는 과정에서 핵에너지를 품어내는 핵융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항성의 내부에 다시 불이 켜지면 진행되던 붕괴는 중단되고 항성은 헬륨을 태워 그 마지막 삶을 시작한다.

 

  태양 크기의 항성이 헬륨을 태우는 단계는 약 1억 년 동안 계속된다. 헬륨 저장량이 바닥나고 항성 내부는 탄소로 가득차게 된다. 모든 항성이 여기까지는 비슷한 삶의 여정을 밟는다.

 

'천문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의 정체  (0) 2025.03.05
별의 운명  (1) 2025.03.04
혜성  (0) 2025.02.20
태양계 식구 운석  (0) 2025.02.19
해왕성이란 무엇인가?  (0) 2025.02.17
천왕성과 음악가  (0) 2025.02.16
천문학자와 토성  (0) 2025.02.15
목성이란 무엇인가?  (0) 2025.02.14